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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에서 소문난 맛집을 운영하던 어머니는 형편 어려운 이웃이 가게에 오면 무료로 칼국수를 대접하고, 18년 9개월 동안 초록우산 후원을 하시는 등 더불어 사는 삶을 사셨어요.”
4일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에 따르면 최은미(45) 씨는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조자야 씨를 기억하고자 1500만 원을 추모 기부했다. 조 씨는 생전 시장상인회 활동을 하며 가난한 이웃들에게 식료품을 나눠주는 등 일상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그런 어머니의 뜻을 잇기 위해 최 씨는 부산에 있 빌라후순위담보대출 는 장애아동복지시설의 심리 안정실을 재단장하는 데 기부금을 냈다. 새로 꾸며지는 공간에는 어머니 조 씨의 이름을 단 작은 현판이 함께 세워진다.
최 씨는 “어머니는 평소 성당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 기부금으로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을 재단장하면서 어머니도 기릴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sk 통합 조 씨는 2022년 10월 식당일을 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 끝내 하늘나라로 떠났다. 최 씨는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떠나 많이 힘들었는데 내가 낸 추모 기부금으로 수리되는 시설에 다녀온 뒤 상처받은 마음에 새살이 돋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11월 7일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연말정산신용불량 에서 최은미(오른쪽) 씨가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고 조자야 씨의 이름으로 추모 기부 후원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최 씨가 기억하는 어머니 조 씨는 ‘늘 같은 자리에서 따뜻하고 성실하게 주변을 돌보는 사람’이었다. 경남 양산 덕계동에 위치한 시장에서 30여 년간 고객등급 김밥, 칼국수를 팔아온 조 씨는 장사해서 힘들게 모은 돈을 지역 아동과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왔다. 지역사회에 행사가 있으면 가장 먼저 나서 후원하고, 김장하면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 나눔을 했다. 조 씨는 나눔을 실천했던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12월 양산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이웃사랑 실천에 대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의사신용대출 최 씨는 “어머니는 시장에서 고생해서 번 돈으로 저를 사회복지학 박사까지 공부시켰다. 내가 사회복지를 학문으로 배웠다면 어머니는 사회복지를 삶을 통해 실천한 분”이라고 기억했다.
조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건강하던 어머니가 하루아침에 쓰러져 몸이 마비된 그날의 기억은 최 씨에게 여전히 마음속 상처로 남아있었다. 당시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라 병원 면회조차 마음대로 가지 못한 기억 때문에 줄곧 마음이 아팠다고 최 씨는 말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최 씨는 어머니 삶의 터전이었던 시장을 찾아갔다. 늘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보듬던 어머니의 손길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에 더해 최 씨는 이번 추모 기부를 통해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고 치유 받았다고 밝혔다. 나누며 사는 삶을 사랑했던 조 씨의 정신을 물려받는 게 그가 바라는 미래다. 최 씨는 “어머니가 손자를 끔찍하게 사랑하셨는데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에게도 할머니의 나눔 정신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씨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한 기부처로 초록우산을 선택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초록우산 직원으로 6년간 근무했다. 당시 부산지역본부 직원으로 맺은 인연이 이번 장애아동복지시설 기부로까지 이어졌다. 최 씨는 “다른 사회복지단체에도 추모 기부를 할 수 있겠지만 초록우산만큼 내 마음과 사연을 잘 알아주고, 섬세하게 기부계획을 세워줄 곳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초록우산에서 어머니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획해 준 덕에 일회성 기부로 끝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씨가 어머니 이름으로 기부한 장애아동복지시설의 심리 안정실 개·보수작업은 오는 6일 마무리된다. 어머니 조 씨의 이름이 걸린 현판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최 씨는 “이번 추모 기부는 시작일 뿐”이라며 해당 시설에서 직접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 씨의 남편과 아들 역시 초록우산 정기후원과 더불어 자원봉사자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조 씨가 뿌린 나눔의 씨앗이 한 가족의 삶을 바꾼 셈이다. 최 씨는 “어머니 이름을 건 장소에서 장애아동들의 삶이 바뀐다고 생각하니 해주고 싶은 게 더 많아진다”며 “내가 가진 사회적 자원을 활용해 꾸준히 지원하는 등 인연을 쌓아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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