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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한 종북 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한밤중,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
<녹취>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국민 여러분, 여의도 국회로 가주십시오. 저도 국회로 갑니다.
국회 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녹취> 이준석 / 개혁신당 의원빨리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계엄군의 국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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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펙트> 안 돼! 어딜 들어와! (소화기 뿌리고)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 (지난 4일)국회 의결에 따라 대통령은 즉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합니다. 이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입니다.
6시간 동안 선포됐던 비상계엄.
<인터뷰> 김학남 / 서울시 서 자동차 할부이자 계산 초구진짜 막가파식으로 정말 이거는 아무리 상식선에서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어저께 밤새도록 잠 못 잤습니다.
대통령은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을까.
충격적인 증언들이 이어졌습니다.
<녹취> 곽종근 / 당시 육군 특수전사령관 (지난 6일)장관이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들을, 의원들을 밖으로 이렇게 좀 빼 퇴직금 차량유지비 내라.
<녹취> 이진우 / 당시 수도방위사령관 (지난 6일)(대통령이) '거기 상황이 어떠냐' 그래서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 그랬더니
야당은 즉각 탄핵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계엄 선포 4일 만에 탄핵 여부가 표결에 부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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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
<녹취>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어서 빨리 돌아와서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 해주시길 바랍니다.
탄핵안 표결은 무산되었습니다.
<이펙트> 우원식 국회의장(투표가)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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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정국 자초한 비상계엄 선포…대통령은 왜
계엄 해제 발표 후 사흘여 만에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7일)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습니다.
탄핵안 표결을 7시간 앞두고 나온 2분간의 짧은 담화, 명확한 거취 표명은 없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7일)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습니다.
야당은 혹평했습니다.
<녹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7일)국민들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그런 발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통령 존재 자체입니다. 해결하는 방법은 대통령의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엔 길이 없습니다.
여당은 ‘탄핵 반대’로 당론을 정했습니다.
<녹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지난 7일)통일된 대오를 가지고 탄핵을 반대한다. 당론으로 반대한다.
<녹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지난 7일)대통령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고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불가피합니다. 민생이 고통 받고 대외 상황이 악화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가온 표결의 시간, 대통령 탄핵안 표결 순서가 되자 여당 의원들은 줄줄이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안철수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고, 두 명의 여당 의원이 돌아왔지만, 더 이상은 없었습니다.
투표에 참석한 의원은 195명.
탄핵안 투표를 위해 필요한 정족수 200명도 채우지 못한 채,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폐기됐습니다.
<녹취>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7일)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키는 것이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길입니다.
<녹취>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지난 7일)국민의힘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에 대한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 바 있으니 혼란은 없을 것입니다.
7년 만에 또다시 대한민국이 마주한 탄핵 정국,
<인터뷰> 박성민 / 정치컨설팅 민 대표
언제든지 다시 탄핵 국면은 또 불붙을 수 있죠, (탄핵안이)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질서 있는 퇴진도 여당 중심으로 할 건지 여야가 함께 할 건지 일정은 언제까지 할 건지 뭐 그런 것들이 지금 아무 것도 합의되지 않았고.
대통령은 왜 이런 국면을 자초했을까.
■ 계엄 하루 전 대통령 만난 상인들 "왜 그랬을까" "깜짝 놀라"
지난 2일 아버지 고향인 충남 공주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2일)저희들을 믿고, 여러분들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으로서 하여튼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여러분들 저 믿으시죠?
이날 윤 대통령과 악수했던 상인들. 비상계엄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공주 산성시장 상인왜 그랬을까 하는 그 의문뿐이야. 왜 공주에서는 잘 다녀가시고 나서 왜 서울에 올라가서 그러셨나. 공주에서 다 환영하고 공주에서 잘하고 가셨잖아.
<인터뷰> 공주 산성시장 상인분위기 좋았어요. 그거는 생각도 못했지. 우리도 깜짝 놀랐어, 나도. 난리가 나는 줄 알았어.
■ 한밤중 떨어진 비상계엄령…계엄군 들이닥친 국회
대통령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2월 3일 밤 10시 27분.
<녹취> 윤석열 대통령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시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약 20분 뒤, 국회로 진입하는 모든 출입문이 폐쇄했습니다.
국회 안과 밖은 혼돈으로 치달았습니다.
<녹취> 국회의원들 들어가게는 해 줘야죠!
비상계엄을 해제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 절반 이상의 해제 건의안 의결이 필요했습니다.
<녹취>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금 국회로 와주십시오. 국회를 지켜주셔야 합니다.
<이펙트> 밀지 마세요, 밀지 마세요! 아니 지금 열어 주세요. 왜 막고 있어요? 국회의원은 열어줍시다!
의원들은 담을 넘어 가까스로 국회에 들어왔습니다.
계엄 선포 1시간. 육군참모총장 박안수 대장이 계엄사령군에 임명됐고 2분 뒤, 포고령 제1호가 발표됐습니다.
정치 활동과 집회 금지, 언론 출판 검열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10분 뒤. 국회 안에 군인들을 실은 헬기가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박선영 / 국회의원 보좌관방호과 직원이 군대가 왔다는 얘기를 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 얘기를 듣고 군대가 왔다고요? 이렇게 다시 물어봤죠. 왜냐하면 못 믿겠으니까.
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 국회 본청으로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박선영 / 국회의원 보좌관점점 더 계속 오고 있다는 얘기들이 있었고, 근데 어디로 올지를 모르고, 그게 되게 공포스러웠던 것 같아요.
유리문을 깨고 진입한 계엄군.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코앞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 시각 본회의장. 국회의원 190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녹취> 본회의장 안 국회의원들뭐하는 거야 지금! 빨리하세요!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잠깐 좀 계세요. 국회의장도 마음이 급하죠. 그렇지만 절차를 틀리지 않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결국 안건 상정 1분 만에 재석 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가결됐습니다.
<녹취> 우원식 국회의장찬성 190인으로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국회 의결에 따라 대통령은 즉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합니다. 이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입니다.
10분 뒤, 계엄군은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녹취> 후방으로 빠져, 후방으로 빠져, 후방으로 빠져. 고생 많습니다~
■ 은밀히 준비된 계엄…극소수만 미리 알았다
비상계엄은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을까.
비상계엄 선포 90분 전 용산 대통령실. 긴급 국무회의가 소집됐습니다.
안건은 비상계엄 선포. 국무위원 대부분은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녹취> 이해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그럼 국무회의가 소집된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빨리 들어오라 그 정보만 알고 가신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들어가서 국무회의가 소집된다는 걸 알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비상계엄을 대통령에게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고등학교 동문인 이른바 ‘충암고 라인’으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대통령 경호처장이던 김 전 장관은 지난 8월,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됐습니다.
<녹취> 정진석 /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8월 12일)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 판단했습니다.
장관 지명 이후 김민석 국회의원은 비상계엄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8월 21일)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대통령의 뜬금없는 반국가 세력 발언으로 이어지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입니다.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의혹이라 일축했습니다.
<녹취> 정혜전 / 대통령실 대변인(지난 8월 26일)전혀 근거 없는 계엄 괴담입니다. 도대체 괴담 선동의 끝은 어디입니까?
하지만, 야당의 문제 제기는 더 강해졌습니다.
<녹취> 박선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9월 2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최근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죠?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의 안내로 불러들여서 무슨 얘기 했습니까. 계엄 이야기 안 했습니까?
지난 3월 은밀하게 이뤄진 한남동 공관 회동.
당시 참석자들은 모두 김용현 전 장관과 각별한 인연의 육사 출신 후배들이었습니다.
<녹취> 김용현 / 당시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난 9월 2일 인사청문회)계엄을 한다고 그러면 어떤 국민이 과연 용납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군도 따르겠습니까. 저는 안 따를 것 같아요. 솔직히.
하지만 실제 국회로 투입된 계엄군은 비밀 회동에 참석한 사령관들의 지휘를 받는 부대였습니다.
<인터뷰> 박남수 / 전 수도방위사령관 · 예비역 육군 중장
경호실장은 대통령의 개인 참모에 불과한데 이러한 직책을 경험했던 사람이 국방장관이라고 하는 군정과 군령권을 총괄하는 그런 위치에 오게 된다면, 군사적 요구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정치적 요구에도 쉽게 응할 수 있는 이런 환경이 조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고교 동문이라고 하는 그런 학연까지도 얽혀 있기 때문에.
■ 비상계엄 직후…중앙선관위 전산실부터 간 계엄군
계엄군의 행선지는 국회 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특전사와 수방사 소속 부대들은 여의도 국회와 ‘뉴스공장’ 여론조사 업체, 그리고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투입됐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관심이 집중된 국회가 아닌 선관위였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담화가 끝난 뒤 2분 만이었습니다.
<녹취> 김용빈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핸드폰을 압수하고 행동감시 및 청사 출입 통제를 실시하였습니다.
선발대 6명이 도착 직후 향한 곳은 선관위 청사 2층 전산실.
두리번거리던 계엄군이 무언가 발견한 듯 급하게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흐릿하게 적혀있는 노란 글씨.
사전투표를 위해 전국 투표구별 선거인 명부를 합친 ‘통합선거인명부’ 서버입니다.
곧바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더니, 전산실 다른 곳에서도 서버를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이후 110명이 추가 투입돼 청사 경계에 나서는 등 선관위 관련 시설에 투입된 병력은 약 300명이었습니다.
<녹취> 안규백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박안수 / 당시 계엄사령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선관위를 꼭 집어서 특별한 조치를 한 이유는 뭡니까? (그것은 제가 모르는 사실입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안을 의결한 지 50분 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계엄군이 모두 철수했습니다.
새벽 4시 20분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4일)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습니다.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계엄을 해제할 것입니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비상계엄은 불과 6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인터뷰> 김학남 / 서울시 서초구정말 이거는 아무리 상식선에서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어저께 밤새도록 잠 못 잤습니다.
<인터뷰> 정유선 / 대전시 동구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45년 전의 일을, 지금 우리나라가 OECD 10위권에 들어가는 국가가 지금 70년대 세대로 가고 있잖아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인터뷰> 이명용 / 경기도 용인시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될 것 같아 가지고. 그리고 오늘 밤에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잖아요. 너무 걱정이 되고 무서워 죽겠어요.
■ 계엄 건의자 입에서 나온 "부정선거 의혹 수사"
계엄군은 왜 국회보다도 먼저, 선관위에 투입됐을까.
<녹취> 모경종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선관위 사무총장님, 지금 군 병력 계엄군과 경찰이 선관위에 들이닥쳤죠 왜 그랬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유를 아십니까?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부당하죠?
계엄군이 들어간 중앙선관위 2층 전산실. 사전투표명부 관리 시스템과 서버 등이 위치한 곳입니다.
<인터뷰> 장재규 / 영남대 군사학과 교수 · 예비역 육군 대령
어떤 정보, 문건, 시스템, 뭔가 이렇게 표적이 있기 때문에 간 거지 않을까? 단순히 이제 인원을 통제하고 이런 정도면 경찰 병력으로도 충분하잖아요.
무엇을 확보하려 한 걸까. 계엄군을 지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김 전 장관의 집.
<녹취> 아파트 경비원다른 데로 가지, 여기로 안 올 겁니다. 계속 이렇게 기자분들이 와서 이렇게 진치고 있는데 이리 오겠어요? 다 가더라도 다른 데로 가지.
몇 시간 뒤, 김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직접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이유를 보내왔습니다.
김 전 장관은 "많은 국민들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따라 향후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스템과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정선거 의혹. 최근 두 번의 총선에서 선관위의 전산 조작 등이 이뤄졌다는 의혹입니다.
경찰은 전산 조작 의혹을 받은 선관위 직원들에 대해 무혐의 종결했지만, 일부 보수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의혹 제기는 계속됐습니다.
<녹취> 유튜버 (음성 변조)혐의가 진짜 있는지 없는지 서버를 봤냐 이런 얘기죠. 서버를 보지도 않고 그 사람들 말만 믿고 혐의없다고 하면 안 된단 얘기죠.
<인터뷰> 이헌환 /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거는 국가기관의 구성을 위해서 행해진 정당하게 행해진 합법적으로 행해진 선거 자체의 효력을 부정하겠다는 거잖아요.
<녹취> 윤석열 대통령 (지난 3일)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검사 탄핵과 내년도 예산 삭감 등이 반국가 행위이며, 계엄은 이들로부터 국민과 국가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반국가 세력으로 국회, 특히 거대 야당인 민주당을 지목한 겁니다.
<인터뷰> 박성민 / 정치컨설팅 민 대표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감사원장과 중앙지검장이나 검사들을 탄핵하고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감정도 좋지는 않거든요.
<인터뷰> 박원호 /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사실은 한 번 의심을 하게 되면 총선거에서 그렇다면 그 당선된 사람들, 지금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있는 이 많은 수많은 국회의원들, 국회의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는 이 거대 야당, 그 사람들이 부정선거로 당선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죠. 그 사람들이 나랑 같이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아니고, 계속해서 기소해야 할 범죄자로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정치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 "대통령, 계엄 직후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하지만 대통령의 계엄은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란 의혹도 나옵니다.
화면 출처: 경향신문
무장한 군인들이 문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국회 본청 2층에 있는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당 대표실과 가까운 곳에 잠복했던 이들이 한동훈 체포조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녹취>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국민의힘 긴급최고위원회)계엄령 선포 당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등을 반국가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던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들 체포를 위해서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대통령은 정말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했을까.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계엄 선포 후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병기 / 국회 정보위원 ‧ 더불어민주당 (지난 6일)(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태용 국정원장은 부인했습니다.
<녹취> 조태용 국정원장 (지난 6일)한동훈이 됐든 누가 됐든 체포를 하라거나 그런 지시를 제가 받은 적이 없습니다.
■ '국회 활동 금지' 담긴 포고령…"명백히 헌법 위반"
국회 의결을 통해 6시간 만에 해제된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상계엄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남겼습니다.
계엄 선포 직후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국회를 비롯한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첫 번째입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서거 직후 발표된 포고문에도 국회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 헌법 제77조에는 '국회의 요구가 있을 때는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고령에서 국회 활동을 금하는 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권한을 봉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학선 /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계엄이 선포됐을 때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이죠. 그걸 통해서 대통령의 계엄 선포권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거고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계엄이 선포됐다고 그래서, 국회에 대해서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건 명백히 헌법에 위반되는 그런 포고령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계엄법에 의해 처단" 표현까지…포고령 작성자 누구?
포고령에서 문제가 된 또 한 단어, 바로 ‘처단’입니다.
<인터뷰> 김진간 / 서울시 중랑구그게 말이 됩니까? 의사들을 왜 처단하고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포고령 5항,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고, 위반 시에는 처단한다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박형욱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5일)전공의와 의료인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체제 전복 세력과 동급으로 취급하였습니다.
계엄을 통해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 한 것에 법률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전학선 /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처단은 법률 용어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이게 형사처벌을 하겠다는 건지 행정 처벌을 하겠다는 건지 애매하고..
<인터뷰> 장재규 / 영남대 군사학과 교수 · 예비역 육군 대령
전시, 사변과 같은 경우는 의료인이 부족해서 의료인의 자유를 구속할 필요성은 있을 수 있어요. 자기가 의료 행위가 싫더라도 강제로 붙잡아서 의료 행위를 시킬 수는 있죠. 그런 경우에는 말이 좀 되지만 지금의 경우에는 그런 거 하고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이 포고령은 누가 썼을까.
<녹취> 박안수 / 당시 계엄사령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계엄사령관 임무를 부여받고 수십 한 십몇 분 지난 걸로 기억이 되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포고령) 문안을 받았습니다.
계엄 직후, 대통령실은 외신에게 "계엄 선포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계엄 선포는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전시나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일 때로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학선 /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거의 전쟁에 준한다든가 이런 것이 있어야 되는데 글쎄요. 거기까지는 지금 현 상황이 가 있는가 했을 때는 굉장히 회의적이죠.
■ 비상계엄 사건 수사 급물살…"책임 못 물으면 민주주의 존속 힘들어"
탄핵안 표결 무산으로 윤 대통령은 일단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군과 합동으로 비상계엄 사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녹취> 심우정 / 검찰총장 (지난 5일)수사가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다각도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수사의 단계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때 해외 도피설이 돌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오늘(8일) 새벽 검찰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5시간 넘게 이어진 조사. 특수본은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을 긴급 체포해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박원호 /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대통령이 국회를 무력으로 공격한 것 자체는 그건 이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뭐 동기가 어떻든 그냥 그 사실만 가지고 이거와 관련된 책임을 대통령과 그 이하 여러 관계자들한테 물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게 아니면 우리 민주주의가 존속되기 힘들다는 거죠.
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다시 시도한다는 방침입니다.
당장 오는 11일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할 계획입니다.
여당은 정국 수습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성민 / 정치컨설팅 민 대표
시간이 계속 가면 이재명 대표의 재판 일정도 계속 다가올 거고, 거리에서의 장외 투쟁이 굉장히 격화될 거고, 그렇게 되긴 하겠습니다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지, 지금 부결이 됐다고 해도 이게 완전히 모든 게 결론 난 것은 아니고 당분간 굉장히 큰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가시지 않는 '계엄 충격'…거리로 쏟아지는 시민들
비상계엄이 해제된 날.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서 만난 박진안 씨는 착잡한 표정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진안 / 서울시 강동구깜짝 놀랐죠. 놀랐는데 국회가 막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하잖아요. 국회 못 들어오게 하고 그랬는데 될 것 같더라고요. 나라가 창피하죠. 나라가 창피하면 되겠어요?
하루종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승현 / 서울시 강서구머리가 하얘졌다, 이런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우리가 여태까지 그러지 않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피를 흘리고 살아온 걸로 저희도 알고 있는데. 사실은 좀 가만히 있을 수 없는데 무섭다.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탄핵안 표결은 무산됐습니다.
<인터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지금 피해 본 국회의원 있어요? 없잖아요. 그냥 3시간 동안 선관위만 조사하고 끝난 게 이번 계엄령인데 뭔 피해를 봤다고.
<인터뷰> 이계석 /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초등학생보다 못 한거 같아요. 기득권을 다 누린 사람들이 최소한 양심 있는 행동을 한 번이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민의 뜻이 어떤가를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인터뷰> 최춘옥 /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아까 국회의원들이 막 바깥으로 나간다 그랬잖아요. (표결) 안 하고. 그래서 (옆에 사람이) 앉아서 막 울었어요. 마음 아팠어요. 그래서 저도.
취재: 조정인 김기화 강나루 이규명 김가람 이지은 김채린 강병수 방준원 박진수
촬영: 조선기 강우용
촬영기자: 이상훈 오광택
편집: 최정연 김태형 이기승 김기곤
그래픽: 장수현 이시영
자료조사: 이승민 한혜민 권현서
조연출: 유화영 심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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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seo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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